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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은 질서와 체계에서 나온다

창의력을 떠올리면 보통 사람들은 자유분방한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진정한 창의력은 질서와 체계에서 나온다. 창의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량이 정해진 자원을 필요한 곳에 투입하려면 불필요한 곳에 낭비되지 않도록 제한할 필요가 있다.

창의력은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니다. 창의력은 가용한 지식과 자원을 조합해 답을 도출해내는 능력이다. 즉, 사고력과 의사결정, 자원 관리의 집합이다.

생활에 규율이 없어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난다면 출근에 늦지 않기 위해 고민하는 데에 창의력이 낭비되고, 가진 옷이 너무 많으면 어떤 옷을 입을지 결정하는 데에 창의력이 낭비된다. 어떤 음료를 먹을 지, 어떤 메뉴를 고를 지 고민하는 데에도 창의력이 낭비된다.

사람의 뇌는 경우의 수가 적을 때 훨씬 더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선택의 역설, 혹은 잼 실험으로 널리 알려진 행동심리학적 현상이다. 이 실험에서 선택지가 24가지인 경우 3%의 고객만이 잼을 구매했고, 선택지가 6개인 경우 30%의 고객이 잼을 구매했다. 소비자 심리와 마케팅 이론에 자주 언급되는 사례이긴 하지만, 개인의 의사결정과 업무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나, 어떻게 결정하든 크게 상관없는 것에 대해 미리 규칙을 정해놓고, 정해진 대로 처리하는 것을 통해 창의력을 최대한 보전할 수 있다. 일종의 자동응답기를 만들어놓는 셈이다. 질서와 체계를 통해 선택의 가지수를 줄이는 것만으로, 선택을 포기하고 밍기적대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잘못된 결정보다는, 포기한 결정에 낭비되는 시간과 자원이 크다. 그리고, 사고력의 낭비 없이 빠르게 결정한 것들이 많아질수록, 진짜로 숙고해야 하는 결정에 투입할 사고력 잔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당신이 사고력을 낭비하는 곳들은 어디인가? 그리고 그것을 정리할 질서와 체계는 무엇인가? 한 번쯤 고민해볼 필요도 있겠다.